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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08.27 캐스트 어웨이

JSA 공동경비구역

영화 2012. 8. 27. 13:03

영원히 닫혀있을 것만 같았던 북한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우리가 북한에 대해 크게 오해했던 부분들을 하나씩 깨닫게 했고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동족애를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대통령에게 건배를 청하며 너스레를 떠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보면서 약간은 어색하지만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아주 묘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아, 사람이었구나’ (북한군을 늑대로, 김일성을 돼지로 그린 ‘똘이장군’이란 만화영화가 있습니다. 우리의 어린이들은 늑대 북한군과 돼지 김일성을 생각하며 자라왔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북한군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는 어린아이의 입을 찢는 짐승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위원장 그리고 영화 JSA는 그들이 사람(?)이란 걸 깨닫게 했습니다.). 남북한이 함께 손을 잡고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정말로 감동의 극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로 가는 길은 멀고 그 길에는 수많은 돌발적인 변수가 잠재해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바로 이런 우리의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영화였습니다.

 

재미와 감동에 있어서 이전에 나왔던 어떤 외국 영화와도, 그리고 흥행 대작 ‘쉬리’와의 비교도 허락치 않는 ‘공동경비구역 JSA'는 또한 우리의 상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남북한이 대치되어 있는 공동경비구역(JSA)과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4명의 남북한 군인들 사이의 우정과 비극적 결말을 미스터리 기법을 빌려 그린 영화입니다.

 

너무도 위험스러운 우정을 키워나가는 네 명의 남한과 북한군인들.

그들이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김정일 국방원장의 조크를 들으며 웃었던 그 흐뭇한 웃음을 터뜨렸고, 북한군 간부에게 발각되지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죽이는(북한군 간부와 사병 한 명) 상황에서는 지난 8월 이산가족 1차 상봉 후 헤어질 때 쏟았던 그 눈물을 다시 한 번 쏟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통일에 대해 몇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과 통일에 대한 ‘가능성’ 이었습니다. 영화 속의 북한군이 말한 것처럼 “오욕으로 점철된 50년 분단”은 서로에 대해 편견을 갖게 했으며, 결국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을 빼앗아갔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이기도 하지요.

 

둘째, 그들의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통일 분위기 밑에 깔려있는 ‘분단과 냉전’이라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게 했습니다.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을 부르는 그 화기애애함 뒤에는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이 잠재해있습니다.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통일에 대한 극단적인 접근들, 분단 50년이 만들어낸 생각의 차이와 오해의 가능성, 필요 이상으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언론, 미국, 일본, 중국........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들은 마치 북한 초소에서 함께 즐거워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나타나 비극의 상황으로 만들어버린 북한군 간부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순간 서로가 원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총부리를 다시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전쟁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일 겁니다. 눈물을 흘리며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결국, 이런 생각들은 이 모든 상황을 주도하시는 하나님을 생각나게 하고 그분을 의지하게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민족을 용서하시고 하나되게 하소서.”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 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2000년 가을. 한가람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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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  (0) 2012.08.27
Posted by 숙맥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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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

영화 2012. 8. 27. 13:01

답답한 도시를 떠나 자연이 살아있는 무인도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누구나 한 번 쯤은 가져봤을 겁니다. 길게 자란 야자수 나무, 하얀 모래사장,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다..... 내용은 둘째 치고라도, 그런 경관을 맘껏 즐기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Cast Away'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무인도에 표류된 사람 얘깁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1. 시간

문명 세계. Fedex 간부인 척(톰행크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시간입니다. 영화의 초반부터 유난히도 시간을 강조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그 '시간'이라는 것이 의미 없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애인과 잠시 이별(그만의 착각이었지만)을 하며 다시 돌아오마고 약속하는 그의 대사가 어째 '절대 오지 않겠다'는 말로 들리더군요.

 

2. 비행기 안 - 문명을 벗는 순간

비행기 안에서 잠을 깬 척이 세면대 앞에서 얼굴을 씻기 위해 팔에 차고 있던 시계를 풀어 놓습니다. 그리곤 자신의 엄지 손가락에 감겨 있던 밴드 역시 풀어놓습니다. 이 순간은 자신의 몸에 감겨 있던 시간과 문명을 벗어버리는 의식이라고나 할까요? 쾅! 새로운 삶의 시작입니다. 문명을 떠난 삶.

 

 

3. 무인도 1) -  "더이상 상처를 감쌀 밴드는 없다"

추락하는 비행기 안에서 목숨을 걸고 건진 애인이 준 시계가 멈춰버렸습니다. 그와 함께 문명의 시계도 함께 멈췄습니다. 드디어 cast away가 된 것입니다.

표류자가 된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손가락에 난 작은 상처에도 감을 수 있었던 밴드, 이젠 피가 철철 흐르는 다리를 보호할 그 어떤 약품도 없습니다.

 

4. 무인도 2) - 체념 -> 희망

자신과 함께 무인도에 밀려온 택배 상자들. 그 박스를 '혹시...' 하면서 고객을 위해 모셔둡니다. 하지만 며칠 개고생을 하고 나서는 무인도 탈출이 녹록치 않음을 깨닫습니다. 이제 자연과의 싸움을 준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상자들을 뜯어서 필요한 물건을 찾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체념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살아서 나가겠다는 희망에 찬 결심이었지요. 왜냐구요? 뜯지 않은 마지막 한 상자, 그걸 남겨두었거든요. '살아나가서 꼭 배달하리라....'

 

5. 무인도 3) - '자연스러운 표류자'

무인도 사 년의 삶은 그를 자연과 하나가 되게 말들었습니다. 어짜피 인간은 문명의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자연의 상태에서 시작되었기에, 벌거 벗은 몸으로 바다를 향해 창을 던지는 그의 모습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결코 이대로 있을 수 만은 없지요. 다시 한번 문명으로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6. 표류자 - '문명에서서 표류하다'

4년 만에 돌아온 문명의 품 속.

그를 환영하는 파티는 혼란스럽고 난잡하게 보입니다. 여기 저기 늘어져 있는 술잔, 그릇, 그리고 남은 음식들. 사건을 맞기 전날 가졌던 만찬의 모습과는 다릅니다. 그날 식탁은 아직 먹기 전의 정돈된 모습이었기에 안정감을 주고 풍성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반면, 식사가 끝난 이 자리는 먹고 남은 음식 쓰레기가 널부러진 무질서와 혼돈을 느끼게 합니다. 이제 그에게 이런 과거의 일상은 어색할 뿐 아니라 불편한 자리가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애인도 떠나고..... 모든 것이 예전처럼 느껴지지 않는..... 문명 세계.

알고보니 그가 표류하는 것이 무인도가 아니더군요. 그는 무인도에서가 아닌, 바로 자신이 살던 그곳에서 표류자가 된 겁니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아요. 자연에 있어야 자연스럽지, 자연인이면서 자연이 아닌곳에 자연스럽게 서 있으려니, 자연인이 자연인 답지 않고...(횡설수설)

 

 

7. 사거리 - '세상의 끝, 그의 여행은 이제 시작이다'

영화가 내건 케치프레이즈처럼, 이제 영화의 끝에서, 또 다시 표류자가 된 그의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절망이냐, 희망이냐. '꼭 배달하리라'고 다짐했고, 그 희망을 버리지 않게 했던 남은 한 상자. 그것이 그를 표류에서 구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결국 그 상자를 배달하고 난 그에게 더 이상은 할 일이 없습니다. 이제 뭘 할까. 어디로 갈 것인가.

사거리에서 지도를 펴놓고 고민하는 척. 그때, 다시 한번 구원의 여인이 등장합니다. 애인이냐구요? 아뇨, '그 상자' 주인입니다. 그에게 각각의 네 방향에 대한(세방향이던가?) 길을 가르쳐주고 떠납니다. 이 장면이 의미를 부여하는 게, 영화 첫 장면에서도 등장하기 때문이지요.

그가 바라본 곳은? 네, 바로 그녀가 간 길입니다. 그곳은 '캐나다까지 뻥뚤려있다'는 그녀의 설명대로, 다른 길에 비해서 왠지 희망이 보입니다. 게다가 그 이쁜 여가가 간 길이고.... -,.-;

세상의 끝에서 다시 여행이 시작됩니다. 

2001년 3월 10일. 씨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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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숙맥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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