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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7 농심
  2. 2012.05.17 첫 수확

농심

텃밭 2012. 5. 17. 23:58

 

3주 가까이 잘 자라던 방울토마토가 죽었다. 조그만 방울까지 맺혔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 크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텃밭을 드나들던 고양이가 밟았을까. 그렇지. 이 녀석이 지난번에 물 뿌림 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그랬을지도. 아니면 엊그제 곁에 심은 부추 탓일까. 너무 가까이 심어서 토마토에게 갈 영양분을 다 빼앗아 먹었나. 이도 아니면 물을 과하게 준 건 아닌지. 음... 잎이 무성해진 나무 그늘 때문에 햇볕을 받지 못해서 일지도.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얻게 된 깨달음. 그간 수없이 봐 왔던 홍수 피해, 가뭄 피해로 인한 식물의 쓰러짐은 생명의 꺼짐이요, 죽음이었음을. 그 죽음을 바라보며 애태웠을 농부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던 나의 철없는 무심함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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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숙맥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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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확

텃밭 2012. 5. 17. 23:53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사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세 아들의 부산함을 감안하여 아파트 1층을 얻었다. 비록 1층이지만 산을 깎아 지은 덕에 베란다에서 김포 평야를 한 눈에 들여다보는 호사를 누린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혜는 1층 주민에게만 배당된 두어 평 되는 정원이다. 한때 귀농을 소망했고, 그 마음 여전한 내게 이 땅은 정원이 아닌 '밭'으로 보였다. 봄이 오길 기다렸다. 햇볕 강한 2주 전, 가벼운 마음으로 삽과 ...호미를 들었다가 4시간 동안 개고생하여 무성한 풀밭을 기름진 밭으로 바꿨다. 그리고 상추, 치커리, 방울 토마토, 겨자채, 옥수수, 가지, 고추 등을 심었다. 저녁 6시엔 어김 없이 물을 주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얼마나 컸나 확인하길 2주.
오늘 드디어 첫 수확을 거뒀다. 오늘 저녁, 내 평생 가장 정직한 땀의 열매, 그 수고의 댓가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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