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2.08.27 10살, 인생이란 무엇인가
  2. 2012.08.27 여덟 돌잔치
  3. 2012.08.27 오우연애
  4. 2012.08.27 수확
  5. 2012.08.27 우현 오랑캐
  6. 2012.08.27 엄마 볶음밥
  7. 2012.08.27 화두
  8. 2012.08.27 교회 문제 상담
  9. 2012.08.27 선생이 되지 말라!
  10. 2012.08.27 빈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글쓰기를 배우고 있는 초3 조카의 일기다.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생각을 쓰는 건 둘째 치고 말한 것을 글로 옮기는 일도 힘들어 했다. 원체 신중한 성격인데다 생각이 많은 아이라 더 했던 것 같다. 끙끙 힘들어 하면서도 꾸준히 쓰더니 드디어 '글문'이 트였다. 얼마 전, '나 이제 말하는 것처럼 글 쓴다는 게 뭔지 알 것 같아' 라고 하더니 써대는 족족 '작품'이다. 10살 아이가 '자연철학'적 사고를 넘어 '인간론'을 고민하다니. 게다가 복잡한 내용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할 수가. 플라톤을 키워낸 소크라테스가 된 기분. 가르치는 보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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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인생이 무엇인지 자세히 모른다. 대충 아는 것은 인생은 사람이 사는 시간이라고 알고 있다. 나는 인생의 진짜 뜻을 알고 싶다. 인간이 태어날 때 인생이 시작되고 인간이 죽으면 인생이 끝나는 걸까? 동물이나 곤충들도 인생이 있을까? 꼭 살아 있는 시간만 인생이라 하는 걸까? 궁금한 게 너무 많다. 꼭 인생의 진짜 뜻을 알고 싶다.

 

 

Posted by 숙맥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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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돌잔치

가족 2012. 8. 27. 22:32

세 아들 모두 돌잔치를 하지 않았다. 8살 된 수현이가 ‘왜 돌잔치 하지 않았냐’고 묻는 걸 보니 서운한 모양이다. 그래? 그럼 지금이라도 돌잔치 해주지. 여.덟.돌.잔.치!! 이런저런 생각 끝에 반 친구들 모두를 초대하기로 했다. 뭔가 기억에 남을 파티가 없을까. 아빠가 몸으로 때우기로 결정. 초대장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집어넣었다. 지난 토요일, 22명을 데리고 5시간 동안 레크리에이션, 보물찾기, 늑대와 양 놀이를 했다. 폭발적 반응이었다. 급상승하는 수현이의 인기 그래프가 눈에 보였다. 하지만 그러는 만큼 아빠의 기력은 바닥을 쳤다. 안 간다는 아이들을 달래서 돌려보내고, ‘다시는 이런 짓 안 한다’고 투덜대며 소파에 쓰러졌다. 그때 우현이가 고깔모자를 쓰고 아빠 앞에 떡하니 나타난다. 헐!! 둘째, 셋째에게도 1학년 생일 파티(여덟돌잔치)를 하기로 약속했었지. 멘붕 위기.
“아빠, 내년에 내 생일에 파티 못해? 할머니가 엄마 아빠 힘들다고 하지 말래.”
정신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협상을 시도했다. 이런 식으로 일 년 꼬시다 보면 넘어가겠지 생각하며.
“우현아~ 너 내년 생일에 친구들 불러서 파티할래? 아니면 가족끼리 엄청 맛있는 음식 사 먹을래?”
“맛있는 음식! 나 파티 안 해.”
우현이의 즉답으로 협상 타결. 그리고 합의 기념 촬영.

201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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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연애

2012. 8. 27. 22:31
<오우연애>

누나 정신실이 쓴 연애에 관한 책입니다. 이런 책이라면 '연애계의 재야 인사'로서 수많은 임상 경험이 있는 제가 써야 할 텐데, 아쉽게도(?) 누나가 먼저 쓰고 말았습니다.
제가 처음 대외적 글쓰기를 시작한 이래, 누나는 거의 첨삭지도를 해 줬습니다. 특히 언론에 기고하는 글의 경우, 누나의 승인 없이는 절대 송고하지 않았지요. 그런 면에서 누나는 저의 편집장이자 글선생이었습니다. 근데 이놈의 글선생이 흔쾌히 글을... 검토해 주는 게 아니어서, 매번 통사정이나, 자해 공갈 쯤은 해야 딜(deal)하고는 겨우 봐주곤 했습니다. 치사빤스 중에 상빤쓰였지요. 하지만 인생이 누구에겐 항상 봄날이고 누군 추운 겨울이겠습니까. 언제부턴가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이제는 누나 역시 저의 첨삭 ...
없이는 글을 내놓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도 글 봐줄 때마다 적당히 갚아주고 있습니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는 거 맞지요? 저도 요즘 주제 넘게 몇 가지 주제로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지 않습니까. 아마 그때 쯤 되면 누나에게 거들먹거린 만큼 당하겠지요. 봄날은 가는 법이니까요. ^^
이책 저의 정성'도' 담긴 책입니다. 건전하되 짜릿한 이성교제를 꿈꾸는 청년, (가끔이라도) 연애 상담을 해야 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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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일상 2012. 8. 27. 22:29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사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세 아들의 부산함을 감안하여 아파트 1층을 얻었다. 비록 1층이지만 산을 깎아 지은 덕에 베란다에서 김포 평야를 한 눈에 들여다보는 호사를 누린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혜는 1층 주민에게만 배당된 두어 평 되는 정원이다. 한때 귀농을 소망했고, 그 마음 여전한 내게 이 땅은 정원이 아닌 '밭'으로 보였다. 봄이 오길 기다렸다. 햇볕 강한 2주 전, 가벼운 마음으로 삽과 호미를 들었다가 4시간 동안 개고생하여 무성한 풀밭을 기름진 밭으로 바꿨다. 그리고 상추, 치커리, 방울 토마토, 겨자채, 옥수수, 가지, 고추 등을 심었다. 저녁 6시엔 어김 없이 물을 주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얼마나 컸나 확인하길 2주.
오늘 드디어 첫 수확을 거뒀다. 오늘 저녁, 내 평생 가장 정직한 땀의 열매, 그 수고의 댓가를 먹었다.

201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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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 오랑캐

가족 2012. 8. 27. 22:28

둘째 우현이 이야기 1, "사기"
얼마 전 주일, 큰 아이가 아파서 둘째, 셋째만 데리고 교회에 출석. 교회에서 만난 장로님께서 새콤달콤 껌을 하나씩 주심. 그리고 '형에게 전해 주라'며 우현이에게 하나 더 주심. 불안한 아빠가 대신 주겠다고 달라 하니, 형에게 꼭 전해주겠다 다짐하며 잠바 주머니에 고이 넣어 둠. 볼이 터지도록 껌을 씹으며 기분up. 예배를 마치고 형과 재회 자리. 만나자마자 잠바 주머니에서 껌을 꺼내 형에게 내미는 우현이. 자세히 보니, 몇 개 꺼내 먹고는 포장을 정성스럽게 찢었음. 나름 꼼수를 부렸는데, 내밀자마자 들킴. 오랑캐 같은 놈. 속으로 그랬겠지. "아니 어떻게 알았지?"

둘째 우현이 이야기 2, "공갈협박"
혼자서 세 손주를 보던 할머니. 우현이가 말을 듣지 않자, '아빠에게 이른다'고 경고. 우현이의 응수. '만약 아빠한테 이르면, 앞으로 할머니 말 절대 안 듣는다'고 협박. 결국 겁 먹은 할머니, 귀가한 아들에게 '오늘 우현이 말 잘 들었다'

201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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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볶음밥

가족 2012. 8. 27. 22:26

어제 저녁 아내와 아이들을 처갓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엄마와 단 둘이 있는 시간. '늙은' 엄마가 김치 볶음밥을 해주셨다. 어릴 때 자주 해주셨지만, 지난 10여 년 전부터는 맛을 볼 수가 없었다. 해달라고 졸라도 '늙어서 까먹었다'며 거부하셨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 갑자기, 김치 볶음밥을 해주시겠단다. 왜 그러냐 물으니,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으시단다. 9월달이면 천국으로 갈 거라면서. 기도 중에 그런 확신을 가지신 것 같다. 천국 가기 전에 다 써야 한다며 몇 푼 안 되지만 깊숙이 숨겨뒀던 돈도 펑펑(?) 쓰신다. 천국 이야기를 하실 때면 소풍 기다리는 아이처럼 행복해하신다. 평생 하나님에 대한 절개를 지키며 걸어오신 그 믿음의 여정이 존경스럽고 부럽다. 비록 볼품은 없지만, 한 없는 사랑이 담긴 볶음밥을 먹으니 눈물이 나왔다.

2011.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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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일상 2012. 8. 27. 22:25

몇 일전 기산에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목회하시는 김형중 집사님 댁이 좁아 그 집사님의 누님 댁에서 잠을 잤다. 그 집에는 가끔 놀러오는 조카 손주가 놀던 '포켓몬 볼'(사진)이 있었다. 장난감을 발견한 우현이는 너무 좋아했지만, '가져 가면 안 된다'는 말에 그곳에서만 놀기로 약속하고 그것을 손에 쥐었다. 그런데 서울에 오고 보니 이 녀석이 장난감을 몰래 가방에 가져 온 것이 아닌가.
엄하게 다스린 후, 우체국 택배를 통해 장난감을 김형중 집사님 댁으로 보냈다. 그리고 설명을 위해 전화를 몇 차례 드렸으나 통화 불발. 문제는 여기서 생겼다.
앞 뒤 설명 없이 택배를 통해 요상하게 생긴 물건을 받은 김형중 집사님.
내심 이렇게 생각했단다. '정 목사님이 내게 숙제를 내주셨구'(화두를 던졌구나).
장난감을 붙들고 '이건 무슨 의미일까'하며 반나절을 씨름하던 집사님은 결국 내게 전화하셨다. "목사님 무슨 뜻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2011.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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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문제 상담

교회개혁 2012. 8. 27. 19:25
1년 동안 교회문제 상담을 쉬기로 했다.

2006년 12월, 개혁연대 전임 구교형 국장님이 하셨던 상담기록을 보는 것으로 나의 교회문제 상담은 시작됐다.
기막힌 사연과 사건들을 보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던 그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난 목사의 비리, 교회 문제 해결에 깊이 빠져서 살았다.
쉼 없이 달려온 탓인지 탈진한 증상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
모르는 전화, 제보자들의 번호가 뜨는 벨이 울리면 덜컥 겁이 나는... 그러나 받지 않을 수 없는... 결국 전화를 받고, 한 두시간의 답답한 분쟁현장에 빠져 들고... 힘들어 하고... 다시 전화가 오고... 반복되며 나는 더욱 지쳐갔다.

결국 개혁연대 협동사무국장 직을 내려놓고 당분간 교회 상담을 쉬기로 했다. 동지들에게 짐을 떠 맡기고 혼자 도망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교회갈등, 목사 성문제, 사기, 부패한 조직... 치열한 영적 싸움의 현장에 남겨진 전우들에게 힘과 지혜를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사진은 후임 남오성 국장님과 지난 수년간 왔던 상담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정리한 내용이다. 상담 메뉴얼을 만들기 위해 개혁연대를 방문하여, 교회문제 상담소에서의 마지막 업무를 하고 온 것이다. 남국장님은 웨신에서 교수를 하며 교무행정을 하셨던 경력을 가진 분 답게, 거칠게 말로 풀어내는 나의 경험과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해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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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되지 말라!

일상 2012. 8. 27. 19:23

"선생이 되지 말라!"(약 3:1)
지난 6개월동안 개인적으로 화두가 되었던 말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으며 직업상 늘 '선생'노릇을 하고 있는 나를 힘들게 했던 말씀이다.
설교를 할 때마다 때론 과장으로, 때론 위장으로, 때론 포장으로 '말'을 쏟아내곤 얼마나 힘들어 했던가.
오늘 '선생'임을 괴로워하고 있는 나에게 '제자'들이 찾아왔다.
6년전 중등부 때 가르쳤던 아이들인데, 고맙게도 매년 나를 찾아와 위로해준다. 그저 와서 옛날 얘기 하며 떠들고, 웃고 먹고, 그리고 돌아가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아마도 하나님 아빠가 힘들어하는 나를 위로해주시기 위해 대신 보내신 천사인듯.
얘들아 고맙다, 내가 너희들 덕분에 근근히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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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7살 된 아들의 첫 일기.
6년 인생의 깊은 통찰이 담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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