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말야, 어사 직책 위에 뭔가 개성이 있어야 돼. 뭐랄까... 그 사람만의 어떤  이.야.기.랄까..."

영화 <방자전>에서 과거시험에 턱걸이로 급제하여 말단(?)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에게, 궁궐 내시가 넌지시 던지는 충고다. 영화 내용인즉, 이몽룡은 내시의 충고대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계획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전>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야기가 중요하다'는데 대해서는 절대공감.
한 사람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his story)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소설이든, 칼럼이든, 가르침이든, 아니면 단순한 대화라도 '이야기'가 없다면 공허한 경우가 많다. 감동과 신뢰를 주는 history는 he spec이 아니라 his story이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저자 김정태는 스펙(specification)의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에 '스토리'가 힘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 '스토리'를 사례로 설득한다. 요는 스팩 경쟁으로 최고가 된 자는 시한부일 뿐,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는 것. 아이를 키우는 부모,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 뿐 아니라 스펙 사회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이다.
"스펙 사회는 끝났다. the best가 아니라 the only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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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연애  (0)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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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텃밭 2012. 5. 17. 23:58

 

3주 가까이 잘 자라던 방울토마토가 죽었다. 조그만 방울까지 맺혔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 크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텃밭을 드나들던 고양이가 밟았을까. 그렇지. 이 녀석이 지난번에 물 뿌림 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그랬을지도. 아니면 엊그제 곁에 심은 부추 탓일까. 너무 가까이 심어서 토마토에게 갈 영양분을 다 빼앗아 먹었나. 이도 아니면 물을 과하게 준 건 아닌지. 음... 잎이 무성해진 나무 그늘 때문에 햇볕을 받지 못해서 일지도.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얻게 된 깨달음. 그간 수없이 봐 왔던 홍수 피해, 가뭄 피해로 인한 식물의 쓰러짐은 생명의 꺼짐이요, 죽음이었음을. 그 죽음을 바라보며 애태웠을 농부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던 나의 철없는 무심함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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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확  (0)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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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확

텃밭 2012. 5. 17. 23:53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사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세 아들의 부산함을 감안하여 아파트 1층을 얻었다. 비록 1층이지만 산을 깎아 지은 덕에 베란다에서 김포 평야를 한 눈에 들여다보는 호사를 누린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혜는 1층 주민에게만 배당된 두어 평 되는 정원이다. 한때 귀농을 소망했고, 그 마음 여전한 내게 이 땅은 정원이 아닌 '밭'으로 보였다. 봄이 오길 기다렸다. 햇볕 강한 2주 전, 가벼운 마음으로 삽과 ...호미를 들었다가 4시간 동안 개고생하여 무성한 풀밭을 기름진 밭으로 바꿨다. 그리고 상추, 치커리, 방울 토마토, 겨자채, 옥수수, 가지, 고추 등을 심었다. 저녁 6시엔 어김 없이 물을 주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얼마나 컸나 확인하길 2주.
오늘 드디어 첫 수확을 거뒀다. 오늘 저녁, 내 평생 가장 정직한 땀의 열매, 그 수고의 댓가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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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0)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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